언론보도 | [2023년 9월] 美·日·유럽, mRNA에 공격 투자… 韓은 관련 예산 대폭 삭감
- 관리자
- 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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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차세대 백신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백신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음 감염병 사태가 벌어질 경우 백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해 국민 건강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건첨단연구계획국(ARPA-H)은 코로나19 백신의 핵심 기술인 mRNA 기술을 이용한 암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 문샷'을 통해 총 2400만 달러(약 319억원)를 투입, mRNA 플랫폼을 바탕으로 암이나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에모리대학의 '큐레이트(CUREIT)'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인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종의 전령사 역할을 하는 mRNA를 이용해 암과 싸우는 인체 면역체계를 증진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미국 정부는 환자집단, 지역사회, 질병, 건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누구나 획기적인 연구·기술 발전을 위한 과제 제안을 할 수 있는 오픈BAA 시스템을 올해 3월부터 운영하는데, 큐레이트는 그 첫번째 지원과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23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했다. 그 결과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해 전세계를 팬데믹 상황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도 2021년 6월 국가 백신 개발·생산 전략을 채택한 데 이어 5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1700억엔(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일본도 최근 정부 지원 아래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 다이이찌 산쿄는 코로나19 mRNA 백신인 '다이치로나'(Daichirona)에 대해 지난달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일본은 mRNA 백신을 자체 개발해 팬데믹 상황이 또다시 닥쳤을 경우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3년 전 코로나19 사태 발발 시 백신과 치료제 확보에 실패한 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하면 100일 내 백신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다이이찌산쿄는 오미크론 하위변이체인 XBB.1.5가 포함된 단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올해 말까지 이 백신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미국과 영국도 넥스트 펜데믹 사태에 대비해 100일내 백신 확보를 목표로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1980년대부터 코로나19 사태까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과 관련해 생산·구매 등 직·간접적으로 총 319억 달러(약 41조원) 넘게 지원했다. 이와 달리 우리 정부의 신·변종 감염병 대응 mRNA 지원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관련 예산은 157억원에 그쳤고 그나마 내년 예산은 대폭 삭감될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결산 심사 자료 '2024년 R&D 예산 비효율 조정 예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미래성장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백신 기반 기술개발', '신속범용백신기술개발' 예산은 올해 277억1100만원에서 내년 51억900만원으로 80% 이상 삭감됐다. 3개 세부 사업이 유사중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글로벌 백신기술선도사업'으로 통폐합하고 예산을 삭감했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mRNA 백신사업단의 지원금을 포함해 감염병과 관련된 전 부처의 예산과 R&D 자금이 큰 폭으로 삭감됐다.
이와 관련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독감처럼 코로나 백신 연례 접종이 이뤄질 경우와 넥스트 펜데믹에 대비해 백신 임상 등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를 급격히 줄여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정부 지원금이 갈수록 삭감되고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며 "감염병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임상시험 환경을 개선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어져야 몇년 후 또다시 팬데믹이 닥쳤을 때 국가적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